마을신앙에 나타난 금줄의 상징성 연구


마을신앙에 나타난 금줄의 상징성 연구


남향, 오세정


본 논문에서는 금줄 자체가 지닌 신승(神繩)’으로써의 근원적인 속성과 그로부터 파생되고 확장된 다양한 문화적 상징을 밝히고자 한다. 동제 기간에는 마을 자체가 신성한 공간으로 성화된다. 마을 전체에 금줄을 치는 대신, 상징적으로 마을 입구에만 금줄을 드리워 마을 전체가 신역(神域)’임을 표시한다. 금줄이 생겨난 근본적인 배경은 신을 정성껏 모시려는 인간의 종교적 심성에 있다. 신을 경외(敬畏)하기에 그와 관련된 세계를 성스러운 시공간으로 전환시키려고 한 것이다. 금줄의 어원은 감줄또는 검줄에서 출발하였고, 여기서 /()’, ‘신성(神聖)’을 함의한 단어이다. 어원적으로는 금줄보다는 ()이 신승의 원초적 의미에 더 가까운 낱말이라 할 수 있다. 후대로 갈수록 금지의 이미지가 강하게 부각되면서 신승의 본질적 속성은 다소 퇴색된 측면이 있다. 금줄의 외형적 특징은 바로 왼쪽으로 꼰 줄(왼새끼줄)’이라는 점이다. 전통적인 민속문화에 있어서 왼쪽은 부정의 축출과 예방, 성속의 경계 짓기 등 복합적인 상징성을 지닌다. 동제를 지낼 때 마을이 성역화되는 과정은 산신이 좌정하기에 적합한 원초적 시공간으로 회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때 금줄이 쓰이고, 금줄로 성역화된 마을은 반드시 깨끗해야 한다. 정화된 세계와 부정의 세계는 철저히 분리되며, 이것에 대한 가시적 표식이자 부정을 억제하고 축출하는 신성한 기능을 왼새끼줄인 금줄이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