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크 기호학의 재발견 - 고대 신탁에서 진단 의학까지


로크 기호학의 재발견

- 고대 신탁에서 진단 의학까지


박홍준


소쉬르와 퍼스를 중심으로 한 현대 기호학 연구 흐름에서 존 로크는 기호학(semeiotike)”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학자로만 인식되고 있으며, 본류에 속하지 않는다. 17세기에 활동했던 로크에게 영향을 준 고대 그리스의 징후학과 5세기 아우구스티누스로부터 시작된 기호학사도 한정적이다. 이 논문은 로크의 기호학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중세 논리와 후기 르네상스 시대의 영향을 고려해야 함을 제시하며, 고대신탁에서 비롯된 기호 해석의 흐름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현대 신경과학, 진단 의학, 그리고 글로벌 팬데믹 시대 이후 미국 정치 등 다양한 주제로 발전해 왔는지를 분석한다. 역사-철학적 접근을 취하여 로크와 관련된 주요 문헌을 거시적으로 분석하며, 기호학, 논리학, 그리고 사상 분야에서의 기존 학술 연구 성과도 활용한다. 분석 결과, 현대 과학과 철학적 추론의 교차로에 있는 인류는 사실을 발견하고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지의 세계에서 제시되는 기호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해석을 추구하며, 이 과정에서 추론개념은 언어를 넘어 다양한 비언어적 영역에서도 일어난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궁극적으로, 본 연구는 현대 기호학의 토대를 이루는 초학제적 접근 방식 중 하나인 로크의 기호학을 재발견하기 위해 해당 지식이 세계 지성사에 미친 영향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