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재난 재현을 통한 ‘피해’와 ‘극복’의 기억 방식 연구 - 태안군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의 사례를 중심으로
기호학연구 76집 | 7167 | ||
유병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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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재난 재현을 통한 ‘피해’와 ‘극복’의 기억 방식 연구
- 태안군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의 사례를 중심으로
유병준
본 논문은 생태 재난 재현의 효과에 대해 다룬다. 논의의 구체화를 위해 태안군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을 통합체⋅계열체의 차원에서 분석하여 삼성중공업-허베이 스피리트 호 원유유출사태의 기념 방식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유류유출 사태로 인한 ‘피해’는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는 태안 어민들의 생업 곤란과 주민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설명되는 ‘인간’ 생태계의 파괴를 의미했다. 또한 ‘극복’에 대한 문제는 해양 생태계를 둘러싼 사람들의 어업과 생활의 어려움을 해결해나가는 것으로서 재현되고 있었다. 즉 해양 생태 재난의 문제를 인간에게 주어지는 ‘피해’와 이를 ‘극복’해 나가는 것과 결부시켜 논의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은 ‘생태재난’에 대한 문제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인간중심주의’적인 가치를 (재)생산하고 있는 양상을 띄고 있었다.
제시된 재현의 문제는 인간-자연의 이분법적인 사고를 강조하는 효과를 지닌다. 즉 자연을 인간의 욕망 충족을 위한 도구로 보는 ‘근대 계몽주의’ 담론이 (재)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양상은 국가ㆍ지역적 위기를 국민들이 해결해야 한다는 근대 국가주의와, 경제적 활성화를 최우선 가치에 두는 산업자본주의에 관한 (재)생산의 징후로서 나타난다. 이는 기념관을 통한 원유유출사태의 재현으로서 강조되는 것이 ‘123만 자원봉사자’와 ‘우리가 지켜내야 할 환경 자원’이라는 것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 보아, ‘기념’이라는 것의 주체와 객체에 대한 논의, 즉 무엇을 위해 어떻게 기념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다룰 것이 요구된다. 나아가 인간중심주의의 사고를 넘어선 생태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촉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