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상상력과 자아-정체성 - SF 내러티브 ≪정이≫의 알레고리적 이미지텔링


도덕적 상상력과 자아-정체성

- SF 내러티브 정이의 알레고리적 이미지텔링


이윤희


21세기 기술 문화는 과학을 응용하는 기술공학에서 기술을 응용하는 실천과학으로 관심이 이동하면서 과학의 개념을 재정의하도록 한다. 과학의 개념은 이론적 지식의 체계가 아닌 삶 속에서 그것의 실용적 효과와 의미로 해석된다. 따라서 행동을 통한 실천적 지식이 강조된다. 이런 측면에서 일상 세계의 경험을 통해 배우고, 실천하는 과학적 태도가 중요해졌다. 탐구 대상에 대한 개별 지식도 실제 삶에서 그 대상의 개념이 갖는 효과를 통해서 유의미하다. 과학은 내러티브 매체를 사용하여 탐구 대상을 표현하고 설명하는데, 과학소설이 그 예가 된다. 최근 SF에 관한 관심은 문학의 영역이 아닌 철학, 심리학, 신경과학, 사회과학, 문화연구, 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며, SF가 탐구의 도구로써 활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본 논문의 목적은 찰스 퍼스의 연속성 이론에 기반을 둔 진화적 우주론의 관점에서 의식과 자아-의식을 살펴보고, 기호적, 실용적 접근을 통해 자아-정체성 개념과 그것이 함의하는 도덕적 상상력과 창조성을 고찰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신체와 정신 사이의 관계를 다룬 SF 영화 내러티브 <정이>의 알레고리적 읽기와 해석을 통해, 폴 리쾨르가 주장하는 정체성의 두 모드인 동일성(sameness)과 자아성(selfhood)에 관해 논하며, 자아-정체성과 불멸성의 개념을 고찰한다. 이로써 리쾨르의 자아-정체성 개념이 퍼스의 연속성 원리에 기초한 이타성(altruism) 개념과 연동되어 있음을 확인한다. 결론적으로 본 논문은 행위주체(agent)로서의 자아 개념을 토대로 처럼 보고”, “처럼 존재하는” ‘내러티브적 상상력을 통한 도덕적 창조성이 자아를 타자로 여기고, 따라서 서로가 서로에게 타자로 존재하는 공통의 정체성(teridentity)을 형성하는 조건이 됨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