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자로서의 인공 행위자와 인간의 관계 맺기 - 영화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을 중심으로


치유자로서의 인공 행위자와 인간의 관계 맺기

- 영화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을 중심으로


임보람


이 글은 영화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에 나타난 인공지능 프라임을 인간과 관계 맺는 행위력을 지닌 서사적 주체로 간주하면서 기존의 주체 중심의 서사와 다른 방향에서 이 영화를 해석해 보고자 했다. 먼저 홀로그램인 프라임이 몸을 가진 존재라는 전제가 있어야만 능동적 행위자가 될 수 있다고 가정한 뒤, -주체로서 세상과 접촉하는 방식을 시선과 감정의 차원에서 살폈다. 프라임이 시선이나 감정의 주체가 되어가는 과정을 신유물론적 사유에서 정보의 망에서 상호작용하면서 새롭게 다중체로 구성되는 과정으로 이해했다. 다음으로 루치아노 플로리디의 정보철학의 관점에서 프라임을 정보로 체현된 정보적 존재로 이해하면서, 프라임이 자의식을 가진 정보적 자아로 변해가는 과정을 내러티브적 자아이론으로 설명하였다. 프라임이 기억하기와 이야기 하기를 통해 자의식을 가진 치유자로 변화해 가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으로 이 글은 플로리디의 정보 철학을 경유하여 프라임과 인간을 모두 정보 존재자이자 윤리적인 존재자로 보고, 이들이 기억을 통해서 관계를 맺는 과정을 서사적 차원에서 해석했다. 그래서 기억을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문제 삼으면서 동시에 이 경계를 넘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사유를 마련하여 프라임이 치유적 주체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전략으로 파악했다. 따라서 이 글은 기억, 시간, 정보, 이야기, 치유의 차원에서 인공 행위자를 인간 사회를 구성하는 주요한 행위자로 간주하여 인공지능과 공존해야 하는 미래에 인공지능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제고할 계기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