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질의 준-상징체계 구성을 통해 본 명품 브랜드의 차별화 전략


재질의 준-상징체계 구성을 통해 본 명품 브랜드의 차별화 전략
- ‘프라다’와 ‘미우미우’의 비교 연구

송치만 ⋅ Li Kaijun

브랜드 정체성의 확보에서 상품이 갖는 위상은 본원적이라 할 수 있다. 상품 판매라는 궁극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상품이 브랜드 차별성을 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상품을 구성하는 구상적 문양뿐만 아니라 색상, 재질, 형태 등은 다양한 의미 생산에 참여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상품을 구성하는 가죽 재질이라는 조형적 요소가 의미작용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브랜드 차별화에 이르는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조형 기호학의 이론을 통해 상품 재질의 물리적 특성을 넘어서는 고유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플로슈가 제안하는 조형 기호학의 핵심이론이라 할 수 있는 준-상징체계를 활용해 표현의 대립 범주를 도출하고 이에 상응하는 의미 요소를 확정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고립된 텍스트 안에서 작동하는 준-상징체계의 특성을 고려해서 의미 요소의 도출은 로고 분석의 결과에 의지하고자 한다. 로고는 브랜드의 가치나 의미를 응축하고 있는 기호 단위이기 때문에 의미 요소 도출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프라다’(Prada)미우미우’(MiuMiu) 두 브랜드를 분석대상으로 선택한다. 두 브랜드는 같은 그룹에 속하지만 서로 다른 정체성을 바탕으로 다른 마케팅 전략을 수행한다. 먼저 두 브랜드의 로고를 분석하고, 두 브랜드가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가죽 소재라고 할 수 있는 사피아노마테라쎄의 준-상징체계를 구성해서 차별화의 과정을 설명한다. 두 가죽 재질의 조형적 불변소들이 체계적으로 상반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로고 분석의 결과를 활용해 이에 상응하는 의미 범주를 도출해 준-상징체계를 완성한다. 표현적 측면에서 /직선/ /곡선/, /딱딱한/ /유연한/, /거친/ /부드러운/, /연속적/ /불연속적/과 같은 범주적 대립이 두드러진다. 의미적 측면에서, ‘프라다가 왕실의 공식 공급업체이자 귀족을 주 소비층으로 하고 있으며, 설립자 마리오 프라다가 고급스러움을 명시적으로 선언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 /성숙함/이라는 의미를 도출할 수 있다. 반면에 미우미우는 전략적으로 프라다와 차별화되는 의미를 지향하고 있다. 기존의 가치를 답습하지 않는 여성상을 수립한다는 점에서 /혁신적/ 가치를 도출할 수 있고 미우치아 프라다의 소녀스러운 모습을 담고자 했다는 브랜드 스토리에서 /젊음/이라는 의소도 도출할 수 있다. 결국 /전통/ /혁신/, /성숙함/ /젊음/이라는 의미 대립 범주를 도출하면서 두 재질의 준-상징체계가 구성된다.

마지막으로 재질의 표현과 내용의 교차 변화를 통해 두 브랜드가 차별화되는 과정을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두 브랜드가 어떻게 차별화 전략을 수행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사피아노’, ‘리나일론’, ‘마테라쎄가죽 사이에 존재하는 점진적 변화가 두 브랜드의 차이를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를 통해 프라다미우미우가 가방의 재질을 통해 브랜드 차별화와 혁신에 이르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상품을 구성하는 재질만으로도 브랜드의 정체성 확보와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기호학적 절차를 통해 그 과정을 제시했다는 데서 연구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