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전시매체의 시학(Poetics)과 정치학(Politics) - <국립한글박물관>의 전시분석을 중심으로

논문지 기호학연구 53집 조회수 861
저자 엄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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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박물관학 및 전시기호학적 관점에서 <국립한글박물관>(이하 <국한박>으로
약칭)의 임무를 기반으로 한 전시내용의 분석을 통해, 한글매체와 전시매체가 서로 교
차하며 발생하는 의미와 가치를 규명한 것이다. 2014년 한글날 개관한 <국한박>은 최
초의 한글 전문 국립박물관이며 2007년 한글날 오픈한 사이버박물관인 <디지털한글
박물관>을 실제화한 것이다. 양자는 모두 세계화시대 문화국가 실현을 위한 정부주도
형 문화산업진흥정책의 일환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즉, ‘한글’의 문자적 우수성⋅과
학성을 활용해 한글의 문화적 실용성⋅산업성을 강조한 한글문화의 효용적 가치로,
한글을 국가핵심콘텐츠로 육성하려는 목적성이 강하다.
이와 같은 <국한박>의 임무와 정치적 의도는 전시주제⋅구성 등의 의미망을 형성
하며 방문자는 전시주체가 재현의 장치로 고안한 ‘보여주고 싶은 것’을 경험하고 그
의미를 이해한다. <국한박>은 실물의 부족에서 비롯한 영상이미지 위주로 ‘이미지의
파라다이스’를 형성, 감동과 교훈 보다 체험과 재미를 통해 국가이미지를 강조한다. 이
러한 방문자의 ‘보기’와 ‘체험하기’의 의미층위는 ‘사이 공간’의 ‘보이지 않는 경험’의
중요성과 더불어 박물관의 가치를 환기시킨다. 이에 박물관을 문화요소로 수용한 서
구의 ‘신(新) 박물관이론학’의 적용이 야기하는 ‘전시의 시학과 정치학’의 논의를 통해
<국한박>의 가치를 재고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