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의 「침이 고인다」에 나타난 도시 젊은이들의 생태 고찰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에 나타난 도시 젊은이들의 생태 고찰

 

마희정

 

침이 고인다의 주인공들은 도시 중심부와 학원으로부터의 배제와 도서관과 월세방으로부터의 분리를 드러낸다. , 순차적으로 학원, 도서관, 월세방에서 주인공들은 주체적이지 못하고 수동적인 삶을 살면서 고립 · 소외되거나 외면 · 유기된다. 이는 신체적 증상으로 작동되고 있는데, 육체적 피로가 겹치면서 연쇄적으로 몸의 이상 징후를 나타낸다. 그 원인은 그녀의 경우, 과도한 자본주의 경쟁 사회가 불러온 무력감과 만성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것이고, 후배의 경우, 유년기의 부정적 경험과 심리적 외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후배는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비밀 이야기를 그녀에게 털어놓지만 결국 그녀에게도 버림받는다. 이때 결핍과 상처는 아물지 않고 가까운 사람과 이별할 때마다 침은 고였다 사라진다.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이 땅의 도시 젊은이들을 대변하는 주인공들은 도시 생태 속에서 조화롭게 적응하지 못하고, 잘 관계하지 못하고, 서로 소통하지 못한다. 자본주의의 토대를 바탕으로 사회적 관계는 착취의 구조를 가지고 있고, 개인적 관계는 버림받는 구조를 띠고 있다. 자본주의 경쟁 사회가 한 개인을 억압하면 억압당한 개인은 또 다른 개인을 환대하지 못한다. 환대하기는커녕 오히려 분리되어야 마음이 편하다.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인공은 불안한 삶을 쉽게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견디며, 그것은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젊은 청춘들의 생태이다.

후배는 만남과 이별이 반복될 때마다 침이 고이는데 이별의 아픔과 상처가 육체에 깊이 각인되어 있음을 상징한다. 그러나 후배는 상처받은 타인과 껌을 나누어 가지면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공유하려고 시도한다. ‘그녀는 후배가 떠난 후, 후배가 남긴 껌을 씹어보는데 그것은 공유점을 찾아서 공동체와 연대를 꿈꾸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껌은 삼킬 수 없고 섞일 수 없는 이질적인 타인을 상징하는 것이지만, 심층적으로 후배가 남긴 껌을 씹는 그녀의 행위는 다시 한번 후배의 자리에 서 봄으로써 후배의 상처를 돌아보는 것이며, 후배가 곧 자신임을 자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