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세계론으로 본 고전 서사와 문화콘텐츠 서사의 세계 - K-컬처의 ‘한국적인 것’ 탐색을 위한 시론

가능세계론으로 본 고전 서사와 문화콘텐츠 서사의 세계

- K-컬처의 한국적인 것탐색을 위한 시론

 

오세정

 

전 세계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인기를 지시하는 ‘K-컬처라는 용어는 우리에게 인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외부에서 우리를 규정한 이 용어는, 정작 우리는 몰랐는데 우리의 문화가 훌륭하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였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우리의 문화를 세계인에게 알리고 문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소통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K-컬처가 갖춰야 할 것은 응당 한국적인 것, 즉 한국 문화의 고유성이다. 이 지점에서 한국의 고전문학 연구자들은 고전문학을 통해 한국적인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를 진지하게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전과 현대의 콘텐츠를 각각 두 세계의 차원에서 놓고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두 세계의 관계를 새롭게 파악하고 통합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더불어 한국 고전문학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의 고유성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는 시각도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본 논의에서는 이러한 과업을 성취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가능세계론을 제안한다. 서사 텍스트를 분석하는 새로운 방법론으로서 가능세계론은 고전 텍스트를 보다 다양한 세계들로 이해하고, 그 세계들의 관계 양상을 통해 새로운 세계들을 창출하고 연결시킨다. 또한 이 접근법은 문학 텍스트뿐 아니라 새롭게 출현하는 각종 콘텐츠의 세계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특히 각종 문화콘텐츠 서사의 세계관을 텍스트의 지시세계와 관련시켜 파악함으로써, 한국의 원형 서사인 설화의 세계관과의 관계 양상을 정초할 수 있다. 해당 사례로 드라마 <도깨비>, <구미호뎐>을 들 수 있다. 한국적인 것에 기반한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고전 서사의 세계관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고전 서사 텍스트의 다양한 세계를 다각도로 풍부하게 조망하고 현대의 각종 서사와의 관계를 새롭고 통합적으로 기획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