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 대한 기호학적 성찰 - 텍스트성의 관점에서 본 박물관 공간
기호학연구 55집 | 925 | ||
박여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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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유럽 왕가와 귀족의 사적인 예술품 수집관에서 출발한 박물관은 계몽주의를
거치면서 소장품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연구와 기획을 통해 전시물을 제공하는 가운
데 오늘날 대표적인 문화적 기억장치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에는 4만 여개의 박물관
(유럽 2만개, 북미 1만개, 아시아 5천개, 기타 수천 개)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2018년
6월 현재 762개의 박물관/미술관이 한국박물관협회(www.museum.or.kr)에 등재되어 있
다. 유사한 기능을 가지는 영리/비영리 기관들을 어떻게 부르건,1) 그 공통분모는 특정
한 테마를 중심으로 수집된 오브제들을 교육⋅학습⋅여가⋅오락⋅사업 등에 활용하는
인공낙원이라는 점에 있다.
이 주제에 임하여 본고는 박물관을 교육학적으로는 박물관학과 문화교육의, 방법론
적으로는 기호학과 텍스트언어학의 공통관심사로 간주하고, 박물관을 텍스트성의 구
현체로서 조명하는 틀을 구상한다. I장에서는 박물관의 고전적 정의를 확장하여 박물
관을 복합적인 소통공간으로 보는 이른바 ‘신(新)박물관학’(Neue Museologie)의 과제를
설명한다. II장에서는 오스트리아의 건축이론가 카밀로 지테(Camillo Sitte)의 구상을
비롯한 도시⋅건축기호학 담론이 박물관의 소통적 특성 및 박물관성을 규정하는 텍스
트 유추 모델로서 적합한지 가늠해 본다. III장에서는 박물관이 텍스트성(Textualität)을
기준으로 충족해야 할 요건들을 개괄하고, 끝으로 IV장에서는 본고에서 얻은 소정의
결과에 기대어 향후의 과제를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