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천주교 배교에 관한 재현적 글쓰기 연구 - 김훈의 <흑산>을 중심으로

논문지 기호학연구 54집 조회수 880
저자 윤인선
논문보기 06.윤인선.pdf (1.3MB) (244)
본고는 조선후기 천주교 배교와 이후 삶에 관한 역사적 기록에 나타나는 개인과
공동체의 상호작용과 이를 바탕으로 형상화되는 배교에 대한 재현적 글쓰기에 관
해 살펴볼 것이다. 이를 위해 샤를르 달레 신부의 <한국천주교회사> 속 배교에 관
한 기록을 중심으로 조선후기 천주교 종교 경험에서 나타나는 개인과 공동체의 상
호작용 양상에 대해 논의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김훈의 <흑산>
에 나타나는 정약전과 박차돌의 배교와 그 이후 다르게 서술되는 삶의 모습에 관해
살펴본다. 특히 신앙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영성과 개인적 영성의 차이와
배교 이후 공동체 속에서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의 상호작용에 대해 논의한
다. 이상의 논의는 조선후기 천주교 배교와 이후 삶을 행위의 결과를 통해 이해하는
시선에서 벗어나, 개인이 천주교를 믿고 신앙을 실천하는 양상과 이를 통해 사회
공동체 속에서 신자로서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 대한 종합적 접근을 가능
하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배교를 단지 신앙을 버리는 행위로 바라보는 단편적인
이해를 넘어서, 박해 속에서 나타나는 개인들의 다양한 종교 경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