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소 구조에 대한 세 가지 모델 - 그레마스, 꼬께, 퐁타뉴를 중심으로

논문지 기호학연구 52집 조회수 1279
저자 최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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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파리학파 기호학에서 제시한 행위소 구조에 대한 세 가지 모델을 비판적
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그레마스가 구조의미론에서 제시한 기호학적 분석의 세 가
지 층위에 따라 논의를 재구성하고자 했다. 메타적 층위, 메타-메타적 층위, 메타-메타-
메타적 층위가 그것이다. 메타적 층위는 메타언어의 기술 범위와 관련되어 있다. 그레
마스의 행위소는 예측 가능한 프로그램만을 수행한다. 예측 불가능한 요소들은 모두
배제된다. 이러한 배제가 가능한 것은 그의 모델이 역행논리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코케의 모델 역시 역행논리에 의존해 있지만 그가 제시한 비주체라는 개념은 이러한
논리에서 벗어난 예외적 위상을 점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
가 퐁타뉴는 오히려 이러한 예외를 규범으로 상정하고 순행논리에 따른 기호학적 분
석을 길을 제시한다. 메타-메타적 층위에서는 메타언어에 대한 정의가 제시된다. 그레
마스가 행위소를 술어성과의 관련 속에서 정의하고 코케가 이러한 술어성의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발화성을 행위소 유형학의 근간으로 확립한다면 퐁타뉴는 이러한 발화
성의 토대로 신체성이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메타-메타-메타적 층위에서는 인식론적

물음이 제기된다. 파리학파 기호학은 그레마스의 모델이든, 코케의 모델이든, 퐁타뉴
의 모델이든 모두 현상학에 큰 빚을 지고 있다. 그레마스는 의미를 메를로-퐁티에서
차용한 지각 개념으로 정의하고 코케는 주관의 기호학을 현상학적 기호학으로 재규정
한다. 퐁타뉴의 신체-행위소 개념 또한 메를로-퐁티의 영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앞서 살펴보았듯이 60년대에서 80년대를 거쳐 2000년대로 이어지는 과정
에서 각 모델이 부여하는 강조점을 분명 다르다. 이는 각 시기마다 서로 다른 인식론
적 물음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레마스가 논리⋅의미론적 접근을 시도한다면 코케는
발화행위를 강조한다. 전자가 형식적 구조주의를 표방한다면 후자는 역동적 구조주의
에 호소한다. 퐁타뉴는 지각에서 감각 차원으로 더 내려가 의미의 신체적 긴장성을 더
욱 부각시킨다. 텍스트의 경계를 넘어선 그의 작업은 더 이상 형식적이든 역동적이든
구조주의적 물음에 의해 제한을 받지 않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의 논의에 의거해
볼 때 파리학파 기호학에서 행위소 구조는 점점 더 촘촘해지고 방식으로 정교화되었
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