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 텍스트에서 행동과 정념의 상관관계- 프랑수와 모리악의 '테레즈 데스케루'를 중심으로

행동이 중심이 된 이야기 분석에 있어서 그레마스가 1966년 간행한 그의 '구조의미론'에서 제시한 설화 도식(<최초 상태—자격 시련—결정 시련—영광 시련—최종 상태>)이 그 후에 정립된 설화 도식(<조종—역량—수행—상벌>) 보다 훨씬 타당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던 연구에 이어 이 도식이 역시 정념이 중심이 된 이야기를 분석하는데 있어서도 타당함을 증명하는 것이 본 논문의 목표이다. 이 논문에서 우리는 테오듈리보가 정념 연구를 위해 제시한 몇 가지 개념들(정서적 반응, 경향성, 고정 관념)을통해 보완된 예의 모델을 준거로 삼아 프랑수와 모리악의 소설 '테레즈 데스케루'에서 행동과 정념의 양 차원이 어떻게 전개되고 분절되는지를 분석해 보았다. 행동의 차원에서 ‘훼손된 가문의 명예 회복 프로그램’과 ‘테레즈를 데스케루 집안에서 추방하는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정념의 차원에서는 자기성의 회복을 목표로 삼는‘자기 확립 프로그램’ 안에서 전개된다. 자기 상실의 자각에 의해 촉발된 이 프로그램은 처음에는 행동의 성격을 띠었지만, 여주인공의 기투의 성공에 필요한 역량(‘지식’과 ‘능력’) 획득이 실패한 지점에서, 정념의 성격을 띠게 되어 그녀를 남편 베르나르의 독살로 몰고 간다. 우리는, 자기 확립 프로그램이 남편 독살의 시도로 귀결되는 것은 ‘맹목적인 추동력’으로서의 정념이 지니고 있는 불합리하고 파괴적인 힘 때문이고, 이 추동력은 쇼펜하우어가 말한 물자체 즉 세계의 본질이자 정념의 근원이기도 한 ‘의지’(Wille)에서 비롯한다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