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와 시간여행 서사의 제의적 의미작용 연구 - 드라마 <시그널>과 <상견니>를 중심으로

논문지 기호학연구 80집 조회수 2149
저자 황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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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와 시간여행 서사의 제의적 의미작용 연구 
- 드라마 <시그널>과 <상견니>를 중심으로

황인순

본고에서는 시간여행 구조를 가진 대중서사들이 제의와 유비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그 의미와 의의를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시간여행 구조는 일종의 추리적 구조에 기반해 있는데, 추리의 구조가 시간여행의 구조로 재현되고, 이것이 다시 제의적 구조로 의미작용하면서 추리가 궁극적으로 제의와 애도의 의미작용을 생성하는 순차적 과정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고에서는 퍼스의 가추법에 대한 논의에 기반하여 추리를 개념화한다. ‘주체가 문제상황을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추론의 논리적 과정을 적용하여 과거의 미완결된 사건을 완료하는 이야기’로 정의되는 이 개념은 첫 번째로 이미 진행된 과거의
사건을 바꾸지 못하지만 현재에서 그 사건의 의미를 바꾼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사건을 바꿀 수 없는 추리의 실재세계적 한계를 공간적 판타지로 구현한다면 이것은 시간여행 구조를 가진 서사와 매우 유사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두 번째로 제의의 시공간은 삶의 시공간 ‘내’에 있지만, 삶의 시공간과는 단절된 시공간이며 시간과 속도의 방식을 다르게 점유한다. 이러한 제의의 구조는 시간여행 서사와 유비적 관계에 있다. 본고에서 시간여행 서사의 장르적 속성보다는 그 중재적 속성에 주목하려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본고의 연구대상은 대중 매체의 시간여행 서사로 한국의 <시그널>과 대만의 <상견니>이다. 일련의 서사들은 단순히 개인적 상실의 복원이 아니라, 들리지 않던 목소리와 상실된 목소리에 대한 애도로 확장된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시그널>은 제의의 필요성과 당위를 말하는 것이었다면, <상견니>는 제의를 딛고 나아가는 다음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이를 토대로 추리가 제의적 속성을 가지고, 다시 시간여행 드라마가 제의적 구조를 드러내면서 추리와 시간여행 서사가 제의적 의미작용을 통합적으로 재현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