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 나타난 주체 형성 과정에 대한 연구
기호학연구 78집 | 432 | ||
김정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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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
나타난 주체 형성 과정에 대한 연구
김정경
이 글에서는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 나타난 복귀주의 주체화 과정을 알튀세르의 호명이론을 참고하여 살펴보았다. 우선 2장에서는 시간의 역설적인 구조를 분석했는데, 이 작품에서는 과거와 미래, 원인과 결과, 예언과 현실의 선후와 진위를 명확히 구분할 수 없으며, 예지몽이 현실이 되고 미래가 과거가 되는 데에는 예정된 과거 또는 미래를 바꾸려는 인물의 행위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3장에서는 이러한 서사 구조가 복귀주의 주체화 과정과 어떻게 관계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알튀세르의 호명 이론을 참고하여 논의를 진행했다. 알튀세르의 이론에 따르면, 주체가 자신을 자유로운 존재로 인식하는 것은 이데올로기적 효과로, 주체의 행위는 항상 외부의 권력이나 호명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에 복귀주가 회귀를 자신의 의지로 여기는 것을 실제로는 그가 항상-이미 히어로로 호명되었기 때문으로 보았다. 다만 <히어로에서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타자'의 매개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이 알튀세르의 이론과 구별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복귀주는 도다해라는 타자가 등장하면서 비로소 자신이 히어로임을 인정하게 된다. 도다해는 복귀주가 자신을 구해주리라는 확신 속에서 오히려 그가 히어로임을 부정하는데, 이 부정이 주체에게 확신을 심어주며 복 귀주가 히어로로 자리매김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은 기존 회귀물과는 달리 임무 수행보다는 주인공의 자기 존재에 대한 깨달음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는다는 특징이 있음을 알았다. 복귀주는 다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히어로 역할을 인정하고, 그 순간 예정대로 사라진다. 우리는 이를 통해 이 작품이 주체의 인식과 소멸이라는 플롯을 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주체의 자기 인식과 깨달음을 강조하며, 주체 형성에서 타자의 필수적인 역할을 부각시킨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