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게임의 시공간 기표와 루도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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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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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_디지털 게임의 시공간 기표와 루도토피아.pdf (18.9MB) (102) |
이 글은 디지털 게임이 공간을 다루는 고유한 방식에 천착한다. 이 과정에서 첫째 영화와의 비교를 통해 디지털 게임의 메커니즘을 파악할 것이며, 둘째 루돌로지(Ludology) 관점에서 분석한 게임 공간의 핵심 특성과 스토리 관계를 살펴볼 것이며, 셋째 미셸 푸코의 헤테로토피아(fr: heterotopie) 개념을 적용하여 현실 공간과 게임 공간의 관계에 관해 사유하게 될 것이다. 사진 또는 영화를 비롯한 전통적인 이미지 매체는 ‘그때-거기’에서 이미 발생한 사건 및 장면을 소환한다. ‘지금-여기’의 우리는 재현된 시공간의 바깥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반면 디지털 게임의 경우 우리는 마우스-키보드, 컨트롤러와 같은 인터페이스를 통한 물리적(physical) 조작 행위를 하기 마련인데, 이 조작이 가상공간 내에서 실질적 변화를 촉발한다. 이 특성을 주목하여 게임공간을 ‘탐험 가능한 3D 가상공간(Navigable 3D Virtual Space)’으로 정의할 수 있다. 마치 우리가 ‘지금-저기’에서 실제 공간을 가로지르며 탐색, 탐험 또는 경험하는 것처럼 여겨진다는 뜻이다. 이는 분명 우리 몸이 물리적으로 속하는 현실 공간과는 다른 종류의 공간이다. 영화의 공간이 현실 공간을 재현하는 일종의 미메시스에 더 가깝다면, 게임 공간은 무엇인가의 재현에 더해, 공간 내부에서 (가상의 몸을 통해) 움직일수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는 바라볼 뿐만 아니라 행동한다. 직접 탐색하고 찾고 시도하고 그리하여 즐긴다. 이러한 상호작용의 경험은 지극히 주관적이며 사용자 각자에 따라 공간 경험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나’는 지금-여기, 토피아에 있지만 동시에 지금-저기, 게임 공간인 루도토피아에도 있다. 이 둘은 강력하게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