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휴먼 담론과 고전서사 의미론 연구 - <김현감호> 서사의 대안 세계 유형과 의미
기호학연구 78집 | 644 | ||
오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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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휴먼 담론과 고전서사 의미론 연구
- <김현감호> 서사의 대안 세계 유형과 의미
오세정
포스트휴먼 담론은 종래의 고착된 사고방식과 세계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과 비판을 제기하고 인간을 포함한 모든 대상에 대한 새로운 접근 가능성을 제공한다. 고전서사문학 연구에서 이러한 관점을 적극 수용하여 인간과 비인간, 그들의 관계, 그들이 존재하는 세계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해석이 시도되고 있다. 본 논의에서 비인간 존재가 행위 주체로 등장하는 환상적 서사를 대상으로 서사가 어떻게 구성되고 서사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호랑이와 인간의 교류를 다른 <김현감호>를 대상으로, 가능세계론의 서사 유형론과 서사 의미론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우선, 서사의 유형과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텍스트와 관련된 세계들의 관계 양상을 살폈다. 서사가 현실의 실제세계와 어떤 측면에서 일치/불일치하느냐를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 서사의 세계관 내지 지향점을 파악하였다. 다음으로, 서사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서사의 양상을 논리/의무/가치/인식의 체계로 분석하였다. 각 양상별로 서사가 제시한 대안 세계의 기본 구성 논리와 이를 토대로 한 의미를 파악하였다.
<김현감호>는 비인간 존재인 호랑이 여인을 중심으로 기존의 세계질서에서 수용될 수 없었던 사건을 통해 숨은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서사이다. 이 서사가 제시한 대안 세계는 현실의 실제세계가 제한하는 보다 훨씬 다양한 세계가 존재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나아가 종래의 인간이 수립한 세계가 가진 본질적 모습인 비인간 존재에 대한 은폐된 폭력을 노출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