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담화에 나타나는 ‘통속어’에 대한 언론의 담론 구축 양상 연구 - 대통령 발화를 중심으로

논문지 기호학연구 52집 조회수 931
저자 백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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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발화에 대한 언론의 담론 구성 과정을
‘통속어’의 개념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통속어는 단순한 어휘나 표
현의 문제가 아닌 언어 표준 또는 표준어와의 관계 속에서 파악되어야 하는 개념으로,
‘일상성’, ‘통속성’, ‘구어성’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렇게 통속어는 실제 우리 생활 속
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 양식이지만 표준어보다 낮은 위세를 가졌기 때문에 일
반 언중들은 자신들이 이러한 언어 양식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즉 한국 사회에서 ‘국어’란 모든 성원이 모든 장면에서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는 ‘단일’
하고 ‘균질한’ 언어 체계로 표상되는데, 이러한 표상 아래 통속어를 비롯한 실제 언어
생활에서 사용되는 언어 변이형들은 은폐된다.
그런데 이렇게 은폐된 통속어가 한국인들에게 다시 발견되는 일이 일어났다. 이 발

견은 노무현과 박근혜 두 대통령의 발화를 통해 이루어졌는데, 본고에서는 한국의 언
론들이 통속어를 사용한 대통령들의 발화에 대해 어떻게 담론을 구축하는지 살펴보았
다. 분석 결과 노무현 대통령의 통속어 사용은 ‘통속성’이 많이 드러났는데 언론에서
는 이러한 노무현 대통령의 발화 양식을 그의 계급적 정체성과 연결시켜 그가 통치자
로서 자질이 없음을 부각시켰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속어 사용의 경우는 구어성이 두
드러졌다. 언론에서는 구어성을 인지적 결손(deficit)의 표지로 가공한 후 박근혜 대통
령을 정상적인 언어를 가지지 못한 미성숙한 여성으로 타자화시켰다. 두 대통령의 발
화에 대한 언론의 담론 구성 양상은 한국 사회의 언론이 국어라는 헤게모니 장치의
일부로 기능한다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