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상상적 신체 이미지의 정치성 - 김지하의 『오적』과 김민정의『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를 대상으로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상상적 신체 이미지의 정치성
- 김지하의 『오적』과 김민정의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를 대상으로

김난희

  본고의 목적은 상상적 신체 이미지가 지닌 정치성을 방법론으로 하여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정치성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함에 있다. 이같은 목적은 그동안 한국 현대시사(詩史)에서 주기적으로 거론돼왔던 시의 정치성과 관련하여 담론은 무성했지만 그 담론을 뒷받침해줄 구체적 실제 연구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본고에서 논의의 전제로 삼고자 하는 ‘상상적 신체’란 이미지 작용의 축적은 단순한 감각지로부터 구분되는 경험지를 가져다주며 이것은 사물에 대한 보다 넓고 깊은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스피노자의 상상지 개념으로부터 출발하여 주체성의 다양한 형식을 구성하도록 돕는 이미지, 상징, 비유, 재현을 가리키는 의미로까지 전화(轉化)된 ‘상상’개념, 신체란 문화가 스스로 조직하고, 조절하고 개조하는 방식의 산물이라는 푸코의 신체 개념이 융합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상상적 신체 이미지 개념을 바탕으로 김지하 담시집인 『오적』과 김민정의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에 나타난 신체 이미지의 정치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김지하의 담시집에 나타난 현실 속 상상적 신체 이미지는 당대 민중들의 저항성을 견인해낸 집단적 정동 정치의 효과적 전략으로, 김민정의 시집에 드러나는 환상 속 상상적 신체 이미지는 기존의 젠더 관념에 대한 경계 허물기와 새로운 젠더 생성의 수행성을 제시하는 데 있어 직접적이고도 강렬한 방법론적 전략으로 기능했다는 점에서 그 정치성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