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게임의 디제시스적 환상과 파생실재 -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를 중심으로

디지털 게임의 디제시스적 환상과 파생실재
-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를 중심으로

이수진

  이 글은 ‘게임플레이(Gameplay)와 파생실재(Hyperreal)’라는 관점에서 게임 기호학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첫째 게임플레이를 중심으로 미디어의 특성을 주목하고, 둘째 디제시스(en: Diegesis, fr: Diégèse)적 몰입 과정을 정의하고, 셋째 디지털 시뮬레이션으로서의 파생실재 구현을 설명한다. 구체적 사례로는 내러티브 기반 싱글 플레이어 게임인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Assassin’s Creed Valhalla, 2020)를 든다. 동시대3D 디지털 게임 콘텐츠는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와 게임 엔진, 모델링과 렌더링 등의 기술 발전에 힘입어 매우 높은 수준의 재현 충실도를 구현하고 있다. 현실과 가상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질 정도로, 지금-여기라는 물리적 세계를 넘어서 지금-저기에 다른세계가 실재하는 것처럼 점점 더 ‘하이퍼리얼’하게 제작된다. 고해상도 이미지들이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모니터 앞에서 플레이어(player)는 본인의 움직임이 게임 안의 캐릭터에게 영향을 미치는 듯한 디제시스적 환상을 경험한다. 게임이 감상을 위한 응시의 대상이 아니라 직접 플레이하는 참여의 대상이고, 고정되고 완결된 콘텐츠가 아니라 플레이의 축적에 따라 변화하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디제시스적 환상 효과는 더욱 증가한다. 사진 및 영화를 비롯한 기존의 시각 예술 콘텐츠들이 ‘그때-저기-있었음’의 기표들을 동원한다면, 게임은 ‘지금-저기-있음’직한 콘텐츠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게임은 내러티브 미디어에 국한될 수 없으며, 가상 세계에서 디제시스와 파생실재를 체험하는 시뮬레이션 미디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