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영상의 표현 층위 고도화와 기술 환경 - 90년대 초 고(高) 부동소수점 연산 성능의 보급과 CG/CGI 작업물의 관계를 중심으로

디지털 영상의 표현 층위 고도화와 기술 환경
- 90년대 초 고(高) 부동소수점 연산 성능의 보급과
CG/CGI 작업물의 관계를 중심으로

윤나라

  이 글은 융합적 담론의 저변 확대를 통해 인문학 연구자뿐만 아니라 콘텐츠 창작자와 기술 개발 당사자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공통 기반의 수립에 기여함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이 글은 창작과 비평, 기술과 예술 모두에서 공히 빈번하게 다루어지는 컴퓨터 그래픽스(Computer graphics, CG) 및 컴퓨터 생성 이미지(Computer generated imagary, CGI) 분야와 이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부동소수점 연산 성능을 중심으로 융합적 논의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디지털 영상 작업은 가장 바깥쪽의 시각적 층위 한 겹을 제외하면 표현식의 작성과 조작, 즉 수학적 데이터를 다루는 행위이며, 따라서 데이터의 정확도 및 정밀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소수점이 유동(流動)하는 부동소수점 방식은 고정소수점 방식에 비해 더 적은 자릿수만으로도 더 넓은 범위의 수를 더 정확하고 더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지만, 소수점의 유동성으로 인해 더 높은 연산 성능을 필요로 한다. 1990년대 초반 저비용 고성능의 범용 하드웨어의 등장과 보급은 새로운 기술 환경을 조성했고, 이는 곧 디지털 영상 작업물의 고도화뿐만 아니라 대중화도 함께 견인했다. 이 글은 당시의 상황을 기술과 예술의 융합적 관점을 통해 재조명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이 글은 공학과 수학의 전문 용어를 사용하는 대신 ‘글(또는 말)로 풀어 설명하기’의 방식을 채택할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인문학의 방식으로도 문화예술과 정보기술의 상호작용에 관한 실질적인 담론이 가능한지를 실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