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념과 신체의 기호화 - 스포츠 선수의 몸에 대한 고찰

정념과 신체의 기호화
- 스포츠 선수의 몸에 대한 고찰

송치만

 본 연구는 스포츠 선수의 몸의 형성 과정을 기호학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건강함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스포츠 선수의 몸은 경외의 대상이자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선수의 몸은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왜곡된 변화가 발생한다. 개별 종목의 특성에 걸맞은 몸이 형성될 때 몸의 특정 부분이 상대적으로 발달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에코와 바르트의 언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직관적 비평의 수준을 넘어서 체계적 관점으로 이 현상을 바라보고자 파리학파의 기호학을 참조하고자 한다. 감각 주체, 정념 등의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등장하면서 몸의 문제가 기호학적 대상이 되었다. 특이 기호 구성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한 의문과 파리학파의 핵심 개념이라 할 수 있는 의미생성행로의 자동화에 대한 의문은 몸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룰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런 흐름에서 퐁터니유는 몸을 기호학적 대상으로 삼으면서 심층적인 기호학적 조작의 토대로서 몸-행위소와 구체적인 기호학적 대상에서 나타나는 신체성의 형상소라는 구분을 제안한다. 이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흔적의 기호학을 구상할 수 있다. 몸-행위소의 구상적 표명은 몸-행위소 사이의 상호작용의 영향을 받으며 그 상호작용의 흔적을 간직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상적 기억을 구성한다.
 퐁타니유의 구상을 스포츠 선수의 몸의 형성 과정에 적용할 수 있다. 감각의 장에서 선수의 움직임은 타자의 외피와 접촉하고 그로부터 신체의 변형이 발생한다. 이때 상호작용의 흔적이 선수의 몸에 고스란히 남게 된다. 구상적 기억이라는 개념은 몸-행위소의 상호작용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능력의 획득이나 시련의 수행 과정이 모두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는 스포츠 종목에서 몸의 기억은 다양한 방식으로 형상화된다. 결국, 다양한 종목에서 선수 몸의 구상적 표명의 양상이 다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