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의 커뮤니케이션과 기호 작용에 관하여


메타버스의 커뮤니케이션과 기호 작용에 관하여
- <로블록스>를 중심으로

강수환

메타버스 로드맵프로젝트가 발표된 지 15년이 더 지난 현재 다시금 메타버스를 둘러싼 논의가 뜨겁게 이루어지고 있다. 본 논문은 메타버스를 둘러싼 매체 기술적 조건이 (디지털) 기호의 커뮤니케이션과 기호 작용 방식에 어떤 효과를 가져왔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오늘날 대표적인 메타버스 서비스인 <로블록스>를 분석한다. 최초 메타버스로서의 <로블록스>의 특징을 살핀 후, 본 논문은 <로블록스>의 커뮤니케이션적 측면, 인간-기계 사이의 세미오시스 양상, 메타버스의 기록 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지점을 중심적으로 살핀다.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는 그레마스의 행위소 모델을 적용하여, 표층 차원에서는 <로블록스>를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축과 욕망의 축 사이의 어긋남이 발견되지만 심층 차원에서는 이것이 어떤 효과를 만들어내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행위자에게 도달하는 메시지는 두 요인을 모두 포함하는 형태로 작용하고 있었다. 세미오시스 대목에서는 사용자와 컴퓨터가 스크린을 매개로 서로 마주하며 상호 기호 작용을 수행하는 양상을 살핀다. 이로써 메타버스에서 처리된 정보값은 재차 스크린을 매개로 (알고리즘에 따라) 사용자에게 제시됨으로써 사용자의 의식적/무의식적 선택에 영향을 끼치며 작용함을 파악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기록 측면에서는, <로블록스>가 제공하는 저작 도구인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분석하며 사용자가 메타버스의 문법과 구성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어떤 의미와 가능성을 담지할 수 있는지를 분석한다. 현재로서는 가능성의 차원으로 남아 있는 문제이기는 하나, 사용자는 <로블록스>가 제공하는 비교적 낮은 장벽의 저작 도구를 통해 소비를 넘어 자기 세계를 생성 및 참여할 수 있다. 이것은 세계에 대한 초월적 인식을 얻고 이를 토대로 세계를 새로 쓰는, 문자 그대로의 메타-버스에 가까워지는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