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언어와 증상의 문자

논문지 39집 조회수 1948
저자 김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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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이중적 속성을 갖는다. 하나는 기호적 속성으로 의미화에 기초하고 있으며, 다른 하나는 언어작용에서 기인하는 주이상스다. 이것은 언어가 본질적으로 말하는 주체가 자신의 존재에 대해 가지는 관계로서 증상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언어의 본성을 기호로 보는 관점은 소쉬르 기호론이 전형이다. 소쉬르는 기호들이 맺는 변별적 관계가 의미화를 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라캉은 기표와 기의의 사이에 의미화에 저항하는 가로선을 도입하면서 의미가 상상적이고 우연적이라고 비판한다. 라캉은 기호론을 문자의 과학으로 대체하는데 문자는 상징계에 저항하는 실재계에 속한다. 기호가 의미의 논리를 대변한다면 문자는 텍스트 너머, 즉 존재의 중핵을 드러낸다. 문자는 반복을 되풀이 하면서 기표에 의해 상실된 존재를 드러내는 데 이것이 증상이다. 주체는 이 증상에 동일시하면서 새로운 주체화를 실현할 수 있는데 조이스의 글쓰기가 전형적 예다. 조이스는 글쓰기를 통해 증상을 표현하고 새로운 주체성모델을 창조하는데 이것은 존재를 향유하는 생톰이다. 조이스의 사례에서 보듯 정신분석의 최종 목표는 증상의 제거가 아니라 잃어버린 존재의 회복이다. 이것은 주체의궁핍을 거치면서 증상과 동일시하는 것을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