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반문화 모델로 본 인도 영화 <세 얼간이>의 스토리텔링

논문지 제 45집 조회수 1583
저자 김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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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로트만의 문화 모델 개념을 스토리텔링 분석에 적용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
해 인도영화 <세 얼간이>를 오늘날 인도 사회의 문화 모델에 대한 하나의 해석으로
간주하고 스토리텔링을 분석을 시도해본다. 로트만이 제시하는 문화 모델의 가장 일
반적인 속성은 문화의 공간을 두 개의 상이한 부분으로 나눠놓는 경계선의 존재이다.
이는 자신의 ‘문화’를 유일한 것으로 간주하고 여기에 포함되지 못하는 것들은 ‘비문
화’로 배제시키는 관점과 연결된다.
<세 얼간이>에서는 인도 최고의 명문대학인 임페리얼공대를 중심으로 하는 엘리트
층의 문화와 거기서 배제되는 비문화가 구분된다. 이와 같은 로트만의 문화 모델은 인
지주의 서사학자 호건이 제시한 캐릭터 유형인 사회규범적 캐릭터와 개인주의적 캐릭
터 간의 대립과도 연관지어 논의될 수 있다. 영화의 주인공인 란초는 개인주의적 캐릭
터로서 비문화에서 문화로 진입한 다음 사회규범적 존재인 총장과의 대립에서 승리하
는 인물이다. 란초는 다시 비문화로 밀려나거나 문화 내에서 권위를 물려받지 않고 새

로운 대안 문화를 구축한다. 이는 로트만의 문화-반문화 모델로 해석될 수 있다.
란초가 구축한 새로운 문화는 기존의 규범과는 정반대의 자질들로 채워져 있다. 즉
경쟁을 넘어서 평화라는 초월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세 얼간이>는 글로벌라이제
이션과 자본주의의 결합이 만들어낸 약육강식의 성공신화에 대항하고 새로운 대안문
화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이를 맛살라무비 특유의 축제성과 해피엔딩으로 녹여
냄으로써 세계적인 흥행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