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총(爭寵)형 가정소설 <謝氏南征記>의 정념 연구-교씨의 질투를 중심으로

논문지 제 45집 조회수 1734
저자 강지연
논문보기 기호학 45집_강지연.pdf (528.1KB) (510)

이 논문은 17세기 후반 김만중이 지은 <사씨남정기>를 대상으로, 인물의 행위를 추
동하는 정념에 주목한다. 그리고 서사의 중심축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교씨를 중심으
로 정념이 실현되는 조건과 형성 과정을 분석했다. 이를 위해 정념의 기호학적 분석
도구를 활용하여 정념 도식에 따라 살펴보았다. 인물의 행위는 인식론적 층위에 위치
한 정념에 기초하며, 이러한 정념의 변형을 통해서 담화를 구축한다. 따라서 인물의
정념에 주목하는 것은 행위와 모종의 관계를 맺으며 서사 갈등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
에 일조할 것이다.
<사씨남정기>에 나타난 교씨의 질투는 결혼이라는 제도로 얻게 되는 일종의 보상
심리에 가까운 것이었다. 이에 따라 교씨가 갖은 질투의 시초는 잘 살아 보려는 삶에
대한 욕망에서 비롯한 것이었지만, 정념에 사로잡힌 주체는 부정적인 불안과 의심을
낳고, 이어서 폭력과 분노로 표출하여 결국 파국을 맞게 되었다. 이에 교씨는 본처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경쟁심과 삶에 대한 애착심 사이에서 질투하는 주체가 된다. 표

면적으로는 인과응보의 원칙을 철저히 따르는 고소설의 평범한 주제 의식을 보여주지
만, 정념에 기초하여 교씨의 행실을 되짚어보면 그녀는 자신과 자식의 안위(安慰)를
지키기 위한 삶을 모색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