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와 상징의 결핵 담론에서 근대 문학의 과학 담론으로의 변환에 대한 기호학적 연구

논문지 제 44집 조회수 1714
저자 표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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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가 관심을 두고 있는 작가들은 실제 결핵에 걸린 작가들이며 그들이 느끼는 결
핵의 공포가 과학과 사회 문화적인 특수한 현상으로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 살펴보
는 것이다. 이광수를 비롯해서 많은 근대 작가들은 이 공포의 치명적인 질병에 맞서야
했는데, 김동인, 나도향, 염상섭, 강경애, 최정희, 김유정, 이상, 채만식, 박용철, 이용악,
오장환, 현진건 등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본 연구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 논의를
전개시킬 것이다. 첫째, 많은 문학 작가들에게 결핵은 은유와 상징으로 존재했었다. 그
러나, 결핵이 추상적이고 초자연적인 원인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도시화 과정 속에서
위생과 피로가 관련된 과학적 질병이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따라서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도 함께 인식되어 가면서 결핵의 원인과 결핵의 실체 발견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
둘째, 결핵이 위생과 과학적 사유와 관련이 있지만 당시 조선인들의 영양 상태와도 밀
접한 관련이 있었음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면역체계의 취약성은 당시 근대
조선을 상징하는 새로운 기표가 되기도 하였다. 조선의 많은 쌀은 일본으로 수출되고

정작 조선 내 이용 가능한 식량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었다. 곡류의 양은 줄어들고 서
류의 양이 증가하고 있었던 사회적인 현상이 문학작품에서는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김유정과 이상의 작품에는 이러한 요양이 문학 작품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또한 섭생과 요양에 대한 인식은 근본적으로 면역강화가 질병을 극복해내는 자
생력이라는 공감대를 가지게 하였다. 셋째, 1930년대 급증하는 결핵의 증가는 많은 사
람들에게 치유에 대한 긍정적 신호보다는 우울한 결과를 예측하게 하였다. 유독 1930
년대 발표된 결핵을 소제로 한 소설들이 보여주는 정신 질환적 증후와 신경 쇠약증은
근대 결핵을 살피는 또 하나의 기표이며 질병 매개체이자 상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