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멜로영화의 낭만적 사랑에 대한 서사적 실험과 장르관습

논문지 기호학연구 43집 조회수 1678
저자 정사강, 김훈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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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최근 한국영화 흥행 10위권 안에 든 대표적 멜로영화 5편 <아내가 결혼
했다>(2008),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 <건축학개론>(2012),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늑대소년>(2012)을 서사분석하여 서사적 실험을 통해 진화하고 있는 장르
관습을 고찰하고, 이들이 생산하는 사랑담론을 토대로 변화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낭
만적 사랑에 대한 사회문화적 현상을 탐색하였다. 분석결과 과거 멜로영화에서 낭만
적 사랑의 절대성이 강조되었던 것과는 다르게 최근의 영화들에서 낭만적 사랑은 영
원하지도 절대적이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기존의 멜로영화가 남녀 주인공
들의 사랑이 장애를 겪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최근의 영화들은 낭만적 사랑의
완성으로 여겨지던 결혼 이후의 사랑의 위기와 현실을 그리고 있다. 탈 근대적 욕망을
표출하는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상의 부상과 근대적 사랑에 대한 기대를 대변하는
남성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남성 시점의 서사전개에 의해서 여성은 여전히 타자
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멜로영화가 지니는 가부장적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결과적

으로 이들이 생산하는 낭만적 사랑담론의 변화와 그 주체들에 대한 묘사는 결혼에 대
한 거부와 가족의 해체와 파편화 경향을 보이는 한국사회에서 낭만적 사랑을 둘러싼
담론의 경합을 드러내며 근대적 사랑을 넘어 사랑, 결혼, 성의 필연적 관계를 부정하는
탈 근대적 사랑으로 이동을 암시한다. 또한 최근의 멜로영화의 장르혼합현상은 이러
한 서사적 실험에 기여한바 크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