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호학회 신임 회장 인사

한국기호학회 회원 여러분께

안녕하세요? 아직 날씨가 춥고 시국도 어지럽지만 곧 새싹이 돋고 꽃들이 흐드러지리라 봅니다. 정유년 새해에 회원 여러분 모두 복 많이 지으시고 또 받으시어 늘 건강하신 가운데 학운이 번창하고 간절하게 소망하던 것들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부족한 학궁이 대임을 맡아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새로 구성한 임원진과 더불어 앞으로 2년간 학회 발전을 위하여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주지하듯, 인문학 분야의 학회들의 역할과 위상이 날이 갈수록 퇴락하고 있으며, 구성원의 학문과 삶에 별다른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머지않아 상당수 학회들이 학회로서 기능을 상실하고 도태되거나 통폐합되리라고 예상합니다. 그동안 선학과 전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우리 학회는 다른 학회와 구분되는 위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우리 학회도 이런 흐름에 편승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의미와 맥락이 있는 기호학을 지향하면서 따스한 인간들이 서로 어우러지는 학문공동체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인간은 자기 앞의 세계를 분석하고 해석하면서 의미를 만들고 결단하여 실천하는 존재이자, 현실의 맥락에서 무수한 타자들과 소통하고 상호작용을 하며 미래를 구성하는 상호생성자가 아니겠습니까? 과학적으로 치밀하게 텍스트를 분석하면서도 맥락을 결합하여 해석하고 소통하며 실천하는 기호학을 지향하겠습니다. 선과 악, 이기와 이타가 공존하는 키메라인 인간이 기호와 학회를 매개로 만나 서로 상대방에 내재한 진리와 선의 씨앗을 움트게 할 수 있도록 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전임자들께서 이루신 전통과 업적을 잘 계승하면서 학회의 ‘민주화, 국제화, 융합화와 연합화, 디지털화’를 추진하겠습니다. 등재 학술지 유지, 기호학아카데미 운영 등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학술대회에 더욱 많은 회원들이 발표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넓히고 다지겠습니다. 소모임을 활성화하여 학문후속세대들의 참여를 증진시키겠습니다. Semiotica를 비롯한 국제 학술지에 투고를 원하는 회원들을 돕겠습니다. 기호학을 매개로 다양한 학문과 융합하고 연합을 하여 기호학의 외연을 넓히면서 회원 확대도 도모하겠습니다. 학술지의 종이책 출간은 최소화하고 전자책으로 출간하고 학회 페이스북을 만들어 소통하는 등 디지털 시대에 부합하는 작업들도 수행하겠습니다.

오늘 밝히는 포부가 모두 현실이 되도록 헌신하겠습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필요합니다. 회원 여러분께서도 좀더 관심과 사랑을 갖고 지도와 편달을 해주시고, 더불어 동참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우리 학회를 이끌어 주신 회원 여러분의 노고에 머리 숙여 깊이 감사를 드리며, 여러분의 가정에 늘 행복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2017년 2월 6일

이도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