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에 나타난 시⋅공간의 정치적 알레고리 - 비릴리오의 ‘속도’ 개념을 중심으로

논문지 기호학연구 조회수 3059
저자 송태미
논문보기 기호학연구 81_06.송태미.pdf (2.5MB) (35)
<헤어질 결심>에 나타난 시⋅공간의 정치적 알레고리- 비릴리오의 ‘속도’ 개념을 중심으로

송태미

본 논문은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시공간적 모티프의 의미를 탐구한다. 영화는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1부는 산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2부는 바닷가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대칭적 이야기가 전개된다. 1부와 2부에서는 각각 여러 추격 장면이 연출되는데, 산에서는 상대적 속도의 추격이, 바다에서는 절대적 속도의 추격이 연출된다. 이 과정에서 산과 바다라는 공간적 대비는 상대적 속도와 절대적 속도의 시간성 대비를 은유하는 장치가 된다. 작품의 한 축은 상대적 속도로 작동하는 전근대적 권력에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인물 송서래를 통해 ‘통제-저항’의 주체화 모델을 보여주고, 다른 한 축은 절대적 속도로 작동하는 현대 권력 앞에 무력하기만 한 장해준을 통해 ‘유용-폐기’의 주체화 모델을 보여준다. 과거에서 소환된 듯한 인물 송서래는 속도를 조절하는 탁월한 감각을 활용하여 압제자에 맞서 자신을 해방시키는 반면, 시간 감각을 상실한 현대인 장해준은 질주 본능에 따라 공회전만 하는 주체를 표상한다. 우리는 속도의 철학자로 알려진 폴 비릴리오의 질주학 이론을 참고하여 본 작품이 과거와의 대비를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현대 권력의 속성과 주체화의 양상을 읽고자 했다.